나는 기획자다. 뭐 아직 기획자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만큼은 아니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길 바라고 열심히 일하며 배우는 중이다.뭐 어쨋거나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내가 기획파트를 맡고 있으므로. 초보 기획자인 셈.
기획은 생각을 대신하는거라는데,그야말로 생각은 개발이나 디자인과 달리 기술이 아니라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또 기획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생각이기에 누구나 기획자의 생각을 대신 또는 첨가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기획자의 역할은 그때 그때 나오는 그런 생각들을 실제로 정리하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가끔 회의가 끝나고 나면 다들 이야기 한 것을 정리하고 그것에 맞추어 기획안을 다시 수정하고 반영하곤 하는데 결국 기획자인 나의 몫이나 나의 생각으로 기획이 온전히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이, 혹은 다수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가끔 그래서 나는 기획 역할을 맡고 있단 생각보다는 정리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그것이 기획이기도 하지.
물론, 내가 아직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기획을 할 능력도 아직은 없고, 또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업계의 유명인사들의 블로거들을 보거나, 컨퍼런스에서 관련 내용을 들어보아도, 항시 드는 생각은 이 업계에서의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의 삼각관계에 대한 것이다.앞서 말했듯 디자인과 개발은 물론 창의력을 요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기술적인 부분이므로 다른이가 함부로 대신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닌 파트다. 물론 기획도 어느경지에 이르면 기술이 되겠지만, 대부분 업계에서 그런 기술을 가진 기획자는 개발이나 디자인 파트에 비해 많지 않은것 같다.
좀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과연 이 업계에 기획자의 입지라는 것도 있기는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런날은 일 외적인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이런 것이 기획자 인걸까, 어디에서도 똑같겠지만, 기획자의 모습은 이런것인걸까,
사실 나는 아직 기획자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엔 너무나도 경험이 적은 샛병아리에 불과한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조차 조금은 자조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
뭐 어찌되었건, 아직도 나는 기획자로서의 나 자신에 대한 결론을 보지 못했다. 아마 오래도록 이런 고민이 계속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