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09/18 Dirty cash 2 (3)
  2. 2008/09/16 평범하게 (3)
  3. 2008/09/15 여름 다가고 드디어 몸보신
  4. 2008/09/11 대화
  5. 2008/09/11 그댈 사랑하지 않아요

Dirty cash 2

blahblah 2008/09/18 00:31 |

 약속시간 보다 좀 일찍 도착한 탓에 여기저기 어슬렁 거리던 차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건 또 누군가...살짝 귀찮은 듯한 목소리로 여보세요 했더니,

"***씨 되세요?"
"네"
"아 네 지금 혹시 많이 바쁘신가요?"
"네????누구신데요?"

 모르는 번호라 살짝 불쾌한 듯 되물었더니, 대뜸 정중히 FM을 대며 학회장이란다. 나보다 두 살 아래인 후배 녀석.

 이 녀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OT때 얼굴 좀 텄다고 얼굴 볼 때마다 "누나, 밥~"을 외치던 녀석이었는데, 고것이 괘씸해서 내가 그 때마다 '선배들은 땅 파면 돈나오냐'며 구박깨나 했던 후배다. 물론 그런 녀석이라 밥은 한 번도 사지 않았다. 까짓거 한 번 사줄 수도 있었는데, 기어이 안 샀다. 못 사준게 아니라 안 사준게 맞다.
 
 그러고는 가끔 쪽지나 보내오는 정도로 연락을 하나 마나 했는데, 웬일로 전화까지. 더듬더듬 있는 말 없는 말 이어가며 지루한 통화가 한 5분 쯤 이어졌을까, 아니나 다를까 용건이 따로 있었다. 우리 과는 특성상 매년 가을이면 호텔에서 만찬 비슷한 과 행사를 갖는데, 과 행사중에선 1년 중 제일 큰 행사다. 요는, 이 행사를 이번엔 더 좋은 호텔에서 하게 되고, 뭐 뒷풀이는 어떻게 하고 하는데 그러니 스폰서를 좀 해달라는 거였다. 나 원...-_-

 너 이 자식, 리먼 브러더스 파산 하는 바람에 오늘만 누나 펀드가 얼마나 깨졌는지 알기나 하냐고 한 소리 하려다가, 2년 동안 학생회에 있을 때 생각이 나서 좋게 돌려 말했다. '요새 다 어렵다'고. ㅋㅋ

 근데 대뜸 동기 여자애들 이름을 줄줄이 대며 다 해줬단다. 얼마나 해줬냐 했더니 적게는 5만원 부터 보통 10만원씩들 해줬다나. 비겁한 자식.
"걔네 돈 많구나?"
 그러고 보니 다 삼*, **항공,**은행... 나보다 돈 많이 버는 애들이네.

 얘길 좀 듣다 나중에 다시 전화하마 하고 끊었는데, 이게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쁜거다. 이번 추석 때 주제 넘게 집에다 선심 쓰느라 당장 수중에 돈도 없고, 월급 날이 코 앞이라 그만한 돈도 귀하건만, 안해줬다간 노골적으로 동기들과 비교당하는 셈이니, 이건 뭐....
 
 내가 왜 전화 한 통 받고 쓸 데 없이 동기들 한테 자격지심까지 느껴야 하는 건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줘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해도 기분이 나쁜거다. 대체 뭔데 나한테 이런 전화 한 통으로 이런 기분까지 들게 하는 건가?

 사실 그 녀석한테 기분이 나쁜건 아니었다. 학생회하면서 오빠들이 선배들한테 전화를 돌린다는 것 쯤은 눈치로 알고는 있었고, 또 본인도 그런 전화 돌리는게 여간 곤란한게 아닐 터. 단지 선뜻 보내주마 하고 말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불쾌감이 오히려 더 컸다.

 암튼 덕분에 기분은 한 껏 다운되어 구경할 마음도 싹 달아나고 갈증만 났다. 속 까지 화끈거리는 것 같아 쥬스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대학 때 매년 그렇게 선배들 지갑을 털어서 좋다고 놀았단 말인가. 생각하니 더 찝찝하다.

 돈 이란게 참... 그렇다.

평범하게

blahblah 2008/09/16 00:08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어릴 적 부터 추석이면 TV에서 줄줄이 나오는 특집 방송이며, 연말마다 시끌벅적 요란하게 해대는 시상식이며
하다 못해 새 학기 어수선한 분위기조차도 별로 안 좋아했다.

뭐랄까 - 그냥 차분하지 않고 붕 떠 있는 기분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도 겨울마다 거리에 캐롤이 울리는건 좋지!)

그냥 잔잔한게 좋아 -
아무 일 없는, 아무 날도 아닌, 그저 그런 평범한 어느 날 처럼 특별히 요란하지도, 어수선하지도 않게, 그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하루가 좋더라 나는.

아무 날 도 아닌데, 이유없이 기분 좋은 그런 날이 나한텐 더 오래 기억에 남아 항상.

특별히 별 일 없는데 괜히 기분 좋은 그런 날 있잖아,
언제인지 다시 기억하려고 해도 잘 기억도 안 날 만큼 가물가물하게 생각나는,
달력에 표시하려면 한 200일쯤은 될 것 같은 그런 평범한 날,
집에 가다가 우연히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그런 날.

난 그렇게 살고 싶다.  

잔잔하게, 평화롭게, 평범하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 전부터 몸이 영 시원찮은 것이 몸보신 한 번 해야겠다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이러니 저러니 바쁘지도 않은데 삼복 다 넘기고 이제서야 그 유명한 토속촌 삼계탕을 잡수셨다능. 국물이 걸쭉한 것이 감기로 몇 주 째 골골중이었는데 정말 굿. 목도 안 좋아서 어제는 밤 새 마른기침을 하느라 잠도 설쳤다, 그래도 뜨끈한 걸 먹었더니 한 결 부드러워진 듯. 나오자 마자 국물을 허겁지겁 한 스푼 떠 넣으면서 맛있다 좋아라고 먹었는데 다 먹고 보니 혓바닥 다 데었다.

멀어서 so 귀찮았지만 역시 오늘 다녀오길 잘했다, 연휴 마지막 날 인데도 사람들이 꽉꽉 들어찬 것이 여름에 안오길 다행이지, 운이 좋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줄이 또 한 줄이다. 음식 나오고 부터는 말 한마디 안하고 먹느라 정작 삼계탕 사진은 못 찍음.


대화

blahblah 2008/09/11 12:49 |

 갈수록 대화가 어렵다.


대화   명사

발음
〔대ː-〕


 대화. 대화가 되지 않는다.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되지 않으니 너무 답답하다.
나의 이야기를 전달 할 수가 없고, 상대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가 없다. 입이 안열리는 것도 아니요, 귀가 닫힌것도 아닌데, 대화가 되지 않는다.

 처음엔 뭐랄까, 그냥 소통(이란말은별로안좋아하지만;)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나의.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하는 대화 자체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말이 전달되지 않기를 여러 차례, 갑갑하고 먹먹한 기분이다. 요새는 그러다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어차피 전달되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블로그에도, 일기장에도, 하물며 미니홈피에도 뭘 적으려 하면 적어지지가 않는다. 아, 역시 대화가 문제가 아니라 말을 꺼내기 전에 생각이 정리되지 않기 때문인걸까?

 어릴적엔 선생님이나 부모님한테 물어보면 됬는데, 이젠 이런건 누구한테 가서 물어볼 수도 없다. 제길슨.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댈 사랑하지 않아요



그대와 첨 만났던 그날이 언제쯤이었는지
그대와 함께 걸었던 그길은 어디쯤이었는지

아무것도 내겐 남아있지 않은 기억인데 별것도 아닌데
바보처럼 그대는 아직도 내 생각 하는지 그러고 있는지

그대가 줬던 그 반지 어디에 놓아두었는지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은 내맘 알고있는지

아나요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요 말하지 않아도
밉나요? 이런 내 모습이
그러지 않아도 제발 미워해요

그댈 사랑하지 않아요
이젠 사랑하지 않아요
정말 사랑하지 않아요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워요


솔솔파미파 레시시 도 솔솔파미 시솔
도 솔솔파미파 레시시 솔시
도 솔솔파미 시솔 도시라시 솔미미 도솔파
파레레 시도 솔미미 레도레미파솔 도솔라시
라시도라솔파 솔라시솔파미 라시도라솔파 미시솔




+  누드 사운드 유닛이라는 밴드의 노래.
가사가 진심일까, 아니면 반어법인걸까, 이 노래를 들으면 그게 궁금하다. 어떤 마음으로 부르고 있는걸까.
정말 진심으로 나를 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하고 혼자 또 결론 내버렸다.
무섭다. 뭔가, 이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