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blah'에 해당되는 글 64건

  1. 어머니의 밥 그릇 (1) 2010/01/24
  2. Lost 2009/10/30
  3. 될 때 까지 한 번, 2009/10/18
  4. 뭐, 나쁘지 않아 2009/09/11
  5. 일 복 2009/08/25
  6. 조금 더 drive me crazy 2009/08/18
  7. 새겨듣기 2009/08/04
  8. It wasn't rainy 2009/08/01
  9. 위안 (1) 2009/07/26
  10. 오늘은 그런 날 2009/07/26

어머니의 밥 그릇

from blahblah 2010/01/24 22:49



언제부턴가 '엄마' 라는 말이 슬프다.
엄마, 그리고 아빠, 부모라는 존재를 생각 하면 어느새 부턴가 그토록 가슴이 짠하고 애닲다.

어느 날은 엄마가 밥상에 놓인 생선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8남매의 맏 딸로 태어나, '큰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 식구의 끼니를 챙기고 살림을 도맡아 해야 했는데,
10명이나 되는 입을 먹여야 했으니 여간 큰 살림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아직도 손이 커 한 번 했다 하면 기본 3인분이다.)

그랬으니 밥상에 생선을 한 번 올리려고 해도, 한 점 먹기가 영 눈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었는데,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생선 머리를 즐겨 드시기에 생선 머리를 좋아하시는 줄 알고
밥상에 생선을 올리거나 생선이 들어간 찌게나 탕을 끓일 때면
항상 머리는 먼저 떼어 외할아버지께 드리곤 하셨단다.

그런 엄마가 시집을 가서, 나를 낳고 나서야
할아버지가 생선 머리를 좋아하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식들 먹으라고 그러셨던 것을 알았다고,
자기는 그것도 모르고 할아버지 한테 늘 머리만 드렸다며
엄마는 목이 메었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내가 중학생 무렵일까.
그 때는 그 이야기가 그냥 재밌는 이야기 같았는데,
이제는 나도 엄마를 생각하면 목이 메이니,

아, 엄마한테 생선이라도 구워드려야겠다.

머리는 내가 먹고, 
살은 예쁘게 발라서 엄마 다주게. 


Lost

from blahblah 2009/10/30 21:22

한 일주일 쯤 전 부터인가, 입 맛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사실 그건 입 맛이 떨어진게 아니라
그간의 미친 식욕이 잠시 주춤하고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 뿐이었단걸,

오늘 아침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밥 숟갈을 떠넣은 순간 번쩍 깨달았다.

아, 입 맛이 없다는건 이런거였어.

아무런 맛이 안느껴져서 도무지 어떤거든 세 입 이상 먹을 수 없는 그런 것.
참을 인 자 세 번에 세 입씩 골고루 집어먹고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

정말 입 맛이 뚝 떨어진게 이런건가 싶어 시험하는 기분으로 죽고 못사는 와플도 한 개 사먹어봤는데,
평소에는 한박스 사서 그 자리에서 일단 세 개 쯤 해치우는 내가 세 입 먹고 가방에 넣어뒀다.
이건 그래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

입 맛을 잃어서

그래서 내 유일한 낙이던 요리도 손 놓고 
그래서 요새 열심히 쓰던 글도 손 놓고
그러고 나니 손에 쥐고 있던 전부를 잃어버린 기분.

몽땅 잃어버린 기분.




될 때 까지 한 번,

from blahblah 2009/10/18 13:16








 처음 요리에 재미를 붙여 신나게 만들땐, 그저 그럴싸하게 흉내만 내도 자신이 얼마나 뿌듯하던지, 처음 만들어 본 건데 이정도면 훌륭한걸? 하고 속으로 스스로를 추켜세우며 신나하곤 했었다. 어쩌면 그랬으니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런데 요리를 하면 할 수록 욕심만 늘어서, - 그렇다고 어디서 제대로 배우거나 제대로된 책 한 권도 보지 않은 주제에 - 이제는 눈이 빠지도록 공들여 만든 요리가 내가 의도했던 맛이 나지 않기라도 하면 크게 실망해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못먹을 정도로 엉망이 된 것도 아닌데, 단지 설탕을 많이 넣어 생각보다 너무 달아졌거나, 아니면 over cook 하는 바람에 수분이 많이 날아가 식감이 좋지 않다거나 할 때 마다, 나는 이내 곧 풀이 죽어 입맛이 뚝 떨어지는 버리는 것.

 내 열정과 애정이 담겼으니, 왜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겠냐 마는, 따지고 보면 그렇다고 될 때 까지 열심히 다시 만들어 본다거나 더 연구를 한 것도 아니잖아? 물론 맘에 안드는 요리를 앞에 놓고 어디서 잘못 한 걸까 이리 저리 고민을 해보긴 하지만, 그것도 그 뿐. 또 다른 새로운 요리를 만들 궁리에 바빠 다시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 따위의 당찬 생각은 멀찌감치 제껴두고 새로운 꺼리에 몰입 또 몰입. 그래 내가 이렇다.

 그런데 이게, 그래 또 다시 생각해보면 그래. 처음엔 흉내만 내는 걸로도 만족해 했던 내가, 지금은 재료를 처음 썰고 다듬을 때 부터 완성 되었을 때의 모양과 색깔을 생각하고, 순서를 차분히 정해서 시간을 단축하고, 완성된 그 시간에 여러 요리가 같은 온도로 서빙 될 수 있을 타이밍을 생각하고, 양념과 재료의 궁합과 비율을 생각하며 요리를 하게 되었으니까, 그러니까 내 기대치와 기준이 저만치 올라갔으니 그걸 만족하는 요리가 되기 어려워진 것이 당연한거잖아. 

 잘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어. 어디가서 배우든지, 아니면 혼자서 죽어라 책을 파던지. 어쨌거나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야. 인내심은 눈꼽만치도 없는 내가 꾹 참고 차분하게 될 때 까지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는것 자체가 말이야. 이건 분명 신나는 일이니까. 내 안에 무언가가 꿈틀 꿈틀 대는 느낌이, 무언가가 내 안에 꿈틀대며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이 생명력 가득한 느낌이. 

 내가 말했지, 극을 지나치면 나는 또 다른 내가 된다고. 될 때 까지 해볼께. 비겁하게 접어두고 피해가는 거, 잘할 수 있는 것만 골라 하는 거. 그렇게 하지 않을거야. 끈기 없고 지구력 제로인 내가. 이런 마음을 먹게 되었다니 기쁘다. 그치!




  

  

뭐, 나쁘지 않아

from blahblah 2009/09/11 10:11

요새 이 곳에 자주 오지 못하는 이유는,
그러니까 그 이유를 잠자코 골똘히 생각해봤더니,

요새 온통 요리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에 -

라고 결론을 내렸다.

난 한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것은 잘 보지 못하니까,
근데 이게 참 문제인거다.

뭘 하고 있으면 전화소리도 잘 못 듣고 누가 불러도 잘 못듣고
노래를 듣느라 이야기를 잘 못듣기도 하고
운전하면서 전화는 절대 못할 뿐 더러,
심지어 운전중엔 대답도 잘 못한다니까.

암튼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는
흥미 있는 일이면 뭐든 금방 빠져버리곤 해서 열심이게 되지만
그 흥미가 그리 오래가기란 또 쉽지 않아 
이 것 저 것 손 대고 벌려놓기 일쑤지만
정작 끝장을 보는 일은 드물어서,
하나에 꽂혀서 그거 하기 시작하면, 하던 건 나몰라라 내버려 두고
주변 사물, 사람, 상황, 모두 fade out 해버리고는
정줄 놓고 있기가 여러번.

그래도 뭐,
왜 그런 애 있잖아.
딱히 뭐가 대단하다 정말 잘한다 하나 내세울만한 건 없는데,
이것 저것 두루두루 나쁘지 않게 곧잘 해내는,
난 뭐 그런 타입인가 보다 하고 스스로 위로중.

블로그를 하고 싶다, 글을 쓰고 싶다, 요리를 하고 싶다, 다시 제대로 일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어느 것 하나도 놓지도 쥐지도 못하고
하나에만 몰입하지도 못하고
그래서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거라고 늘상 자책해왔는데 말이지,

근데 오늘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렇게 두루두루 돌아가며
내 하고 싶은 것 그 때 그 때 조금씩 하며 살아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한가지만 죽어라 파서 제대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난 한 가지만 하다 죽기엔 궁금하고 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하겠어.

이렇게 - 

내가 하고 싶은 것 조금씩 조금씩
내 wish list에 하나씩 줄을 그어가며
그렇게 살겠어.

뭐, 나쁘지 않잖아?

일 복

from blahblah 2009/08/25 21:27

어딜가나 일 복 하나는 끝내준다.

전생에 일 못하다 죽은 백수 귀신이 붙은건지.
일 하려고 마음만 먹을라 치면 바로 풀가동.

뭐, 뭐든 내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긴 한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보통 인터뷰 하고 다음 주 부터 해보자고 하거나,
아니면 설사 인터뷰때 언제 부터 나오라고 했다가도,

며칠 안에 혹은 몇 시간 안에 전화가 다시 와서 
'내일 부터 당장 나올 수 있겠느냐' 고 하시니

...아무래도 편히 살 팔자는 아닌가보오 -



조금 더 drive me crazy

from blahblah 2009/08/18 12:32

푹 - 쉬었다.

며칠 잘 쉬며 맛있는 것도 해먹고, 마음 편히 푹 자고 늘어져 있었다.
가끔 몸이 차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것 같은 때를 빼고는 몸도 괜찮은 편이다.

마음은,

마음은 아직 무어라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무언가가 나를 통과하고 있으나 역시 과정중에 있는 까닭에.
그러나 평안을 찾고 있다.

이제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야지.

조금 더 많이 읽고, 조금 더 많이 쓰고, 조금 더 많이 뛰고, 조금 더 해야한다.

나는 조금 더 미친짓을 해야만 해.

미친듯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친듯.


새겨듣기

from blahblah 2009/08/04 23:02

 
 저혈압에 효과적인 뉴스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 아주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 만점인 기사들이 시시각각 올라오는 시국인지라 이대로라면 영영 저혈압과는 안녕할 수 도 있을듯한 기분이다.

 뭐 굳이 나까지 짜증나는 뉴스를 입에 올리고 싶진 않고, 뉴스를 볼때 평소 댓글은 주의깊게 보지 않는데 모처럼 눈에 띄는 댓글이 있어 가져왔다. 


오늘날.
작금과 같은 사태는 왜 생겨났는가.
87년 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면 그 답은 자명하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전체 국민의 계몽도 아니요, 전체 국민의 항거 운동도 아니었다.
학생,회사원을 주축으로 한 지금과 비교하면 소수에 지나지 않는 규모였다.
그럼에도 민주화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독재정권 스스로가 염증과 위기를 느꼈고, 민주화 운동에 굴복 당해주고도
군사정권 유지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철저한 지역주의에 기반한 선거. 단지 그것 하나만 믿고도 정권을 양보할 수 있는 배짱이 있었다.

지금의 대정부 투쟁의 규모는 80년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수많은 민주시민단체, 각종 미디어의 발전.을 기반으로한 뉴스파급,집회,토론활동까지 
모든것이 가능해졌고, 실제로 반정부세력의 규모는 과거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럼에도 국민의 뜻이 관철되지 않고 소통이 이루어지 않는 것은 
지난 10년간 움츠려있던 군사정권출신 관료, 조중동, 부유층과 기업, 등
정권만 잡지 못하였지 실제 돈을 쥐고 권력의 최전선에서 벼르고 있던 
그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10년을 걸러 정권을 잡은 그들은 상식과 소통, 인권과 역사를 챙기면서는 
다시 정권을 진보세력에게 내 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조중동의 영향력을 필두로 그리고 자신들의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할수 잇는
방송뉴스를 통하여 완전한 기반을 다질것을 다짐하고 기다려왔다.
실로 자본의 힘은 무섭다. 그들도 세상이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몰랐다.
믿을것은 자본력과 권력. 두가지 뿐임을 본능적으로 감지했고
그것을 통해 통제해나갈 생각이다. 어떠한 상식을 말해도 무시하고
그것에 분통터져 과격해지면 불법으로 몰고 본질인 상식, 인권 등과 주객전도 시켜버린다..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국민스스로의 계몽과 그것을 선거 결과로 만들어 내는 것.
이것뿐이다. 

자본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지금 한국에서는.
기억하라 돈이다.


                                                                                   via 박승현

 

It wasn't rainy

from blahblah 2009/08/01 09:49




 비가 많이 오더라고, 그 때 느꼈지. 아 비야 신나게 와라. 그래, 너 신나게 안 쏟아지니까 내가 이까짓거 맞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맞았잖아. 우산도 없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도 모르고 부슬 부슬 내리는 비 다 맞았잖아. 근데 그렇게 신나게 맞아보니 안되겠더라?! 몸은 으슬 으슬 떨리고 너무너무 춥더라고. 입술이 파래지도록 오들 오들 떨면서 비를 맞았더니 아, 그제서야 우산 가져올걸, 우산 쓸걸,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 그제서야 이제 더이상 오는 비를 내가 다 맞게 내버려 둬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리 가벼운 비라도 그냥 맞으면 안되겠더라고. 금방 그칠거라고,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는 맞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이 틀렸더라고.

 나 이제 절대 오는 비 그대로 다 맞게 하지 않을거야. 나는 내가 사랑해줘야지. 이뻐해줘야지. 스치는 가랑비에도 춥지 않게 우산 쓰고, 장화 신고, 철벅 철벅 웅덩이도 건너버릴꺼야. 

 근데 어제는 비가 오지 않았어. 신기하지? 나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비가 오지 않은거야. 또 억지로 끼워 맞추는거라고 웃어도 좋아. 그냥 우연이었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좋으니까. 더 기쁘니까.

 봤지? 비가 오지 않았어.


위안

from blahblah 2009/07/26 21:12

 그녀의 책과, 델리스파이스의 오랜 노래, 그리고 몇 가지 기억들에 기대어 숨을 고른다. 그 밤, 그 거리의 풍경과 냄새와 걸음 걸음의 발자국 소리가 생생히 스치고, 그 다음엔 누구의 것인지 모를 마음이 스친다. 다 기억할 수 조차 없는 그 날의 이야기들. 찰칵, 하는 셔터음, 그리고  가슴이 저릿할 만치 활짝 웃고 있는 기억속의 나. 무엇이 나를 그토록 웃게 했을까.

 과거에 기대어, 나는 미래에 살고 있다. 오지 않을 것들과 다가올 것들을 미리 느끼면서, 나는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모른체 한다. 무엇인가가 잘못된거다 - 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좋다. 무언가 더 바른 상태가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 나에게 위안이 된다. 

 오늘, 소금끼를 머금은 끈적한 바닷바람도 없이, 쏟아지는 햇살에 반짝이며 출렁이는 바닷물과 그것보다 조금 더 뽀얗던 하늘과 구름을 본 것이, 비가 온다던 일기 예보를 보고 기대하지 않았던 마음에 위안이 된다. 최소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나 있으니, 적어도 한동안은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 마음은 여행을 보내둬야지. 나는 느리게 느리게,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오늘은 그런 날

from blahblah 2009/07/26 20:27

 오늘은 술술술 글이 잘 써지는 날.
 그러나 하나도 공개할 순 없지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