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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 (2) 2009/06/18
  2. 주말의 요리 - 닭가슴살 스파게티 (2) 2008/08/10

요리

from blahblah 2009/06/18 19:58

 요새 나는 요리와 사랑에 빠졌다. 완전히. 식욕 이외에는 그 어떤 욕구도 채워지지 않는 요즈음, 요리는 나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이자 낙이 되었다.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웠거나, 기가막힌 맛을 낼 줄 안다거나, 그도 아니면 먹기 아까울 만큼 아기자기 하고 예쁜 요리를 만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솜씨좋은 엄마 밑에서 먹을거 하나는 잘 먹고 자랐고, 중학교 때 부터 요리를 배운 동생 덕에 어깨너머로 흉내만 좀 낼 따름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요리를 하는 것이 즐거워졌다. 행복해졌다.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 '요리'라 부를 만한 요리를 했던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나는 어릴적 아직 학생이던 이모, 외삼촌과 한 집에 산 덕에,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뒀지만 혼자 밥을 먹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엔가, 할 줄 아는 거라곤 참치볶음밥이 전부였던 나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늦게 들어오시는 엄마 아빠를 위해 프라이팬 한 가득 볶음밥을 하기로 했다. 그러고는 동글동글 주먹밥을 만들어 정성껏 계란물을 입혀 노릇하게 구운다음, 접시에 쌓고 케첩으로 온갖 그림을 그려 전자렌지에 편지와 함께 넣어둔 기억이 난다. 그 날 밤 이불속에서 '엄마,아빠가 저걸 보고 좋아하겠지?' 하는 생각에 혼자 히죽대던 기억, 아마 그 기억이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요리'한 날이 아닌가 싶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게 된 까닭은 바로 그 것이었다. 내 요리를 맛있게 먹어줄 누군가를 떠올리며, 내가 아끼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깨닫게 된 후 부터, 나는 요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 물론 나른한 일요일 아침을 산뜻하게 만들어줄 나만을 위한 기분좋은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 에도 나는 설레지만 - 요리란 자고로 타동사와 같아서 받아줄 목적어가 있을 때 비로소 빛이 되고, 살아난다. 요리를 하는 동안 그 환상적일 맛과 기뻐할 그 사람을 함께 상상할 수 있다는 것, 아마도 그것이 내가 요리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아 - 요리에 대해서 할 말이 너무 많지만, 또 너무 두서없는 이야기지만, 다듬지 않기로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요즘같아선 날이 더워서 뭐 해먹기가 싫다.
원래는 요리하는걸 좋아해서 이것 저것 잘 해먹는 편인데,
여름에는 안그래도 좁은 집이 가스렌지 불만 켜도 찜통이 되서...-ㅁ-

그래도 주말인데 뭐 좀 맛있는거 해먹어 볼까 하고 뒤지다 나온 닭가슴살.
샐러드 해먹고 남았던 게 조금 있어서 오늘은 닭가슴살 스파게티로 결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리오 에 올리오 에 빼빼로 치노> 를따라해 본 스파게티

 
재료  

닭가슴살 1개, 스파게티면 1인분, 파프리카 1/4개, 굴소스 1t,올리브 오일 3t, 다진마늘 4t, 먹다 남은 와인 아무거나 2t, 소금 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먼저 닭가슴살은 비릿한 맛을 없애기 위해 우유에 20분 정도 재워두었다 소금이랑 후추로 살짝 양념을 해둔다.
스파게티면을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알맞게 삶기.
파프리카는 정사각형 모양으로 대충 썬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살짝 두르고 닭가슴살을 굽는다. 어느정도 살짝 익었다 싶으면 잘게 찢어준다.
삶은 면을 팬에 넣고 다진 마늘과 함께 볶다가 먹다 남은 와인을 살짝 넣고 가볍게 불쇼.
마지막으로 파프리카를 넣고 올리브 오일과 굴소스로 마무리.

(요리하는 동안 초 집중했으므로 중간 과정 사진은 없다.)



그러니까 이걸 오이스터 스파게티 라고 해야할지 갈릭 스파게티라고 해야할지 올리브 스파게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 맛이 나는데,- 그래서 닭가슴살 스파게티라고 함 - 뭐 나름 새롭고 먹을만 했다는 :)

내가 좋아라 하는 노리타에서 먹었던 <알리오 에 올리오 에 빼빼로 치노>를 따라해봤는데, 통마늘, 다진마늘이 들어있고 잘게 채 썬 닭가슴살이 살짝 들어간 올리브 스파게티...였던 것 같아서 비슷하게 흉내내봤다. 근데 맛은 전혀 다름 ㅋㅋㅋ

더 맛있게 먹으려면 닭가슴살을 좀 더 잘게 찢어줘야 함ㅋ 먹다 보니 풕~풕~해서...;
어쨌건 내가 좋아하는 굴소스를 넣어서 나는 대 만족이었던 주말의 요리. :D